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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트레이딩 (Pairs Trading) – 기초(1)
머리말
주식 시장에는 주가의 흐름이 유사한 종목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자동차 업황이 좋으면 같이 올라가고, 업황이 나쁘면 같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국타이어와 한라공조의 주가도 서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이와 같이, 유사 업종 내에 있는 종목들은, 심각한 악재나 특별한 호재가 없고 주가가 업황에 주로 영향을 받는 다면, 서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 보통주와 우선주도 같이 움직일 것이고, 우리나라의 종합지수와 우리나라와 여건이 비슷한 나라의 (예: 대만) 종합지수도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유사 기업의 주가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유사 기업의 주가도 서로 다르게 움직일 때가 있다. 이것은 단기간의 주가가 업황 보다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더 받아서, 일시적으로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상이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급의 불균형은 안정되고 주가도 곧 균형 상태를 찾아 가게 된다.
일시적 불균형 상태에 있는 두 종목을 이용하면 일종의 차익거래 (Arbitrage)를 할 수 있다. 불균형 상태에서 균형 상태로 갈 때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동시에 고평가된 종목을 매도한 후, 균형 상태에 이르렀을 때 반대로 매매하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거래를 페어트레이딩 (Pairs Trading)이라고 하고, 통계적 차익거래 전략(Statistical Arbitrage Strategy)이라고도 한다.
페어트레이딩은 매수-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기 때문에 시장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은 롱-숏 전략 (Long-Short Strategy)의 일반적인 장점에 해당 한다. 시장위험이 제거된다면, 시장 전체가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두 종목이 같이 올라가면 매수한 쪽에서는 수익이 발생하고, 매도한 쪽에서는 손실이 발생하여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상호 헤지를 걸어놓은 효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특성을 시장중립전략 (Market Neutral Strategy) 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절대적 차익거래와는 달리 위험이 존재하는 단점도 있다. 페어트레이딩은 “통계적” 이라는 말에서 위험이 전혀 없는 절대적 차익거래 (Risk-free Arbitrage)와는 구별 된다. 페어트레이딩에서는 두 종목의 평가(고평가 혹은 저평가)를 할 때,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 통계 기법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통계적”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위험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차익거래의 종류 편 참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차트를 보고 실례를 들어 보자. 아래 그림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600일 간의 일간 차트이다. A 영역은 두 종목의 주가 차트이고 (정확히는 Normalized Price Chart 임), B 영역은 두 종목간의 상대적 평가 차트이다. C 영역은 두 종목간의 통계적 관계를 보여 주는 보조 차트이다.
[그림 – 1]
[그림-1]의 A-구역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600일 간 주가의 흐름이다.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이 상당히 유사함을 알 수 있다. C-구역을 보면 두 종목 간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B-구역에서는 두 종목 간의 상대적 평가가 균형점을 중심으로,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a-지점은 현대차가 기아차에 비해 저평가된 지점이고, b-지점은 두 종목이 균형 상태에 있는 지점이다. c-지점은 반대로 현대차가 고평가된 지점이다.
만일, a-지점에서 현대차를 매수하고, 기아차를 매도한 상태에서 (매도는 공매도나, 대차거래, 대주거래로 가능함.) b-지점까지 기다렸다가, b-지점에서 현대차를 매도하고, 기아차를 상환하면 약 2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현재 c-지점에서 기아차를 매수하고 현대차를 매도한 후 향후 균형점에 이르렀을 때 청산 한다면 약 12%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차익거래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큰 괴리를 예로 들었기 때문에 큰 차익이 발생한 것처럼 보였지만, 보통의 경우는 10% 내외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거래에서는 최저점이나 최고점을 잡기가 어렵고, 거래비용, 호가와 체결가격의 차이 (Bid-ask Spread), 공매도 시 업틱룰 (Up-tick) 등으로 실제 기대 수익은 이 보다는 훨씬 작게 된다.
위의 예에서 수급의 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차익거래가 가능함을 알았다. 그러나 평가 과정이 어디까지나 통계적임을 감안해야 한다. 간단한 통계적 계산에 의한 평가가 실제 세계에서 들어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과거의 불균형 해소 패턴을 통해 미래를 추측해 보는 것이므로, 미래에 반드시 균형점으로 회귀한다는 보장도 없다. 다만, 두 기업이 특별한 호재나, 악재가 없다면 (Fundamental에 이상이 없다면) 주가는 업황에 의해 흘러갈 것이므로 균형점으로 회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을 뿐이다. (페어트레이딩 대상 기업의 Fundamental 분석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까지 페어트레이딩의 개념과 예를 통한 차익거래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앞으로는 두 종목의 상대 평가 방법, 균형점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