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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미시구조론 (Market Microstructure) – (6)
잔량과 지정가 주문의 관계
지난번 포스트에서는 잔량과 시장가 주문 건수와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잔량과 지정가 주문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시장가 주문은 유동성을 소비하는 형태의 주문인 반면, 지정가 주문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형태의 주문이다. 시장미시구조론에서 시장가 주문의 주체는 정보기반 거래자 (Informed trader 혹은 insider)나 유동성 거래자 (Liquidity trader 혹은 noise trader)로 보는 반면, 지정가 주문의 주체는 마켓메이커 (Market maker)로 본다. 따라서 잔량의 변화에 따른 지정가 주문의 관계를 살펴보면 마켓메이커들의 거래 행위를 엿볼 수 있게 된다.
이전 포스트에서와 같이 최우선 매수 호가 (Bid 측)에 지정가 매수 주문이 유입되었을 때 Bid/Ask측 잔량을 파악하여 Mid-price가 상승할 확률을 계산하였다. 그리고 상승확률 대 지정가 매수 주문 수량에 대한 도수 분포도를 그려보았다.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이 Mid-price 상승확률이 높을수록 지정가 매수 주문량이 감소하고, 상승확률이 낮을수록 지정가 매수 주문량이 증가하였다. 이것은 Bid나 Ask측의 잔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쪽에서 지정가 주문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잔량의 비율에 따라 지정가 주문의 강도가 균등하거나 불규칙하지 않다는 것은 마켓메이커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점이 잔량의 비율과 관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여러 이론에 의하면, Bid-Ask 스프레드는 주가의 변동성이 클수록 증가하고, 마켓메이커의 위험회피 성향이 작을수록 (즉, 공격적일수록) 감소한다. 즉 위험회피 성향이 작을수록 최우선 호가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위험회피 성향이 클수록 그 다음번 호가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경향이 있다. 위의 그림은 최우선 호가의 잔량 변화에 대한 매수 주문이므로 다소 공격적인 마켓메이커의 행위로 볼 수 있다. 위험회피 성향이 더 큰 (덜 공격적인) 마켓메이커의 행위를 알아보려면 최우선 호가가 아닌 두 번째 이후의 호가 잔량과 지정가 주문 강도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아래 그림은 잔량의 변화와 지정가 매도 주문의 관계이다. 이 경우는 위의 경우와 반대로 Mid-price 상승 확률이 높을수록 (Ask 측 잔량이 Bid 측 보다 상대적으로 작을 때) 지정가 매도 주문이 활발함을 볼 수 있다. 두 결과 모두 잔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쪽에서 유동성 공급 강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시장가 주문의 추세 추종 경향과는 달리 추세와는 무관하게 잔량의 앞 쪽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향인 것으로 보인다. 마켓메이킹 전략에서 Bid-Ask Bouncing에 의한 Hit rate이 수익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인이므로, 잔량의 앞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 잔량의 변화와 취소 주문의 관계도 같이 분석해 보려고 하였으나, 아직 정립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정리를 하지 못하였다. 취소 주문의 강도는 단순히 건수나 수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취소 주문은 지정가 주문 수량과 비례하고, 잔량의 크기와도 비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정가 주문이 100건 발생할 때 취소 주문이 10건 발생한 경우와 지정가 주문이 20건 발생할 때 취소 주문이 10건 발생한 경우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모두 10건의 취소주문이 있었지만, 전자는 지정가 주문 중 10%가 취소된 것이고, 후자는 무려 50%가 취소된 것이다. 잔량과의 비례관계도 마찬가지다. 잔량이 100개 남은 상태에서 10건이 취소되는 경우와 잔량이 20개 남은 상태에서 10건이 취소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따라서 취소 주문 강도를 측정할 때는 지정가 주문의 평균 수량으로 표준화하고, 평균 잔량으로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잔량의 분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아래 그림은 최우선 호가 (첫 번째 호가, Bid #1, Ask #1)에 대한 잔량의 분포와, 두 번째 호가 (Bid #2, Ask #2)에 대한 잔량의 분포이다. 최우선 호가의 경우는 시장가 주문에 의해 왼쪽 분포의 확률이 높게 측정되는 좌,우 비대칭형이다. 반면에 두 번째 호가는 시장과 한 단계 떨어져 있으므로 시장가 주문의 영향을 작게 받아 좌,우 대칭의 분포를 형성한다. 최우선 호가의 경우 평균 잔량은 55개, 46개 정도이고, 표준편차는 45, 41개 정도이다. 두 번째 호가의 평균 잔량은 약 100개 정도이고, 표준편차는 약 51개 정도이다. 두 번째 호가의 평균 잔량은 최우선 호가의 평균 잔량의 약 2배 정도이고, 표준편차는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시장에서 멀어질수록 (세 번째, 네 번째 …) 평균 잔량은 점점 크게 측정되어 대기 물량이 점차 늘어나는 형태일 것이다.
아래 그림은 호가별 잔량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것이다. Bid 측 잔량이 증가할수록 Ask 측의 잔량이 증가하는지, 혹은 감소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본 것이다. 이것은 전략 개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전 포스트에서 사용된 Mid-price 상승확률 공식도 최우선 호가 잔량의 상관관계가 0인 경우를 가정한 근사식이다. 따라서 잔량의 상관관계는 주가의 상승확률을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분석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이 아주 약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거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최우선 호가인 Bid (1) – Ask (1)의 경우, 상관계수는 -0.22로 아주 약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추세가 진행될 때에는 한 쪽의 잔량이 빠르게 감소할 것이므로 어느 정도는 상관관계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상승 추세와 하락 추세가 공존하므로 서로 상쇄되어 상관관계가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한 쪽의 잔량이 빠르게 감소하면 지정가 주문이 증가하여 (위의 경우처럼) 상관관계가 감소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두 번째 호가인 Bid (2) – Ask (2)의 경우는 상관계수가 0.05로 전혀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두 번째 호가는 시장에서 한 단계 떨어져 있으므로 직접적인 추세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단, 이 분석은 특정일의 선물 데이터를 측정한 것이다. 분석일의 주가 변화 (추세 변화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으므로 여러 데이터를 관측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시간에는 지정가 주문과 잔량의 분포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특이사항이 별로 없는 평범한 관측이었던 것 같다. 다음 시간에는 약간의 특이사항이 있는 시장가 주문의 연속성 (주문의 연속 확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출처]6. 잔량과 지정가 주문의 관계|작성자아마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