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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트레이딩/전략편] 42. Market Manipulation
- 2019년 1월 11일
- Posted by: 인사이트캠퍼스
- Category: 금융/AI/IT 기사
알고리즘 트레이딩 (Algorithm Trading) – 전략 (42)
Market Manipulation
거래 시장은 양방향 경쟁 매매 방식이다 (Double Auction System). 사고파는 주문이 모두 시장에 제출될 수 있다. 거래소는 주문자들의 거래 의도를 정리하여 호가창 (Limit Order Book : LOB)의 형태로 모든 참여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호가창의 정보 (호가, 잔량, 건수 등의 변화)를 관찰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의향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시장미시구조론에서 다루는 이론들을 이용하면 호가창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 정보들 까지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호가창에 보이는 정보가 과연 참여자들의 순수한 의도라고 볼 수 있을까? 매수할 의향이 없으면서도 지정가 매수 주문을 낼 수 있고, 주문이 체결되기 전에 취소 주문을 낼 수도 있다. 이런 행위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적법한 범위 내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행위를 Market Manipulation 이라 한다. Market Manipulation은 HFT 세계에서 일종의 전략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적법한 수준이라면).
어떤 시장에 Market Manipulation 행위가 존재한다면, 그 시장의 호가창 정보는 있는 그대로를 믿을 수 없게 되고, 참여자들의 실제 주문 의향도 파악하기 어렵게 된다. 시장미시구조론의 추정 방식들도 호가창의 정보가 순수한다는 가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주문들은 흔히 허수 주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장미시구조론의 용어로 Market Manipulation을 정의하면 “시장에 정보의 비대칭을 유발하여 다른 참여자들의 역선택 (Adverse Selection) 비용을 증가시켜, 이를 이윤으로 취하려는 행위” 라고 요약할 수 있다.
HFT가 시장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따질 때 거래소나 증권사 쪽은 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HFT가 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규제 위원회나 시장 감시/감독 쪽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고하는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Market Manipulation에 의해 유입된 유동성은 일시적인 것으로 빨리 사라지며 (악성 유동성), 참여자들의 전체 거래 비용을 증가시켜 시장의 품질이 나빠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Market Manipulation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마켓메이커의 유인성 유동성 (Smoking Liquidity, Ghost Liquidity, Fake Liquidity, Phantom Liquidity 라고 함), 스푸핑 (Sfoofing), 트래픽 유발 행위 (Quote stuffing), 추세 조장 행위 (Momentum ignition, Layering), 등이 있다.
1. 유인성 유동성 (Smoking Liquidity)
유인성 유동성은 마켓메이킹 전략과 관련이 있다. 아래 왼쪽 그림처럼 마켓메이커는 매수/매도 2호가에 정상적인 유동성을 제출하고, 2~3 틱 정도의 스프레드를 이익으로 취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Bid-Ask 스프레드가 높으면 거래 비용이 높아지므로 시장가 (혹은 상대 호가)로 주문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때 마켓메이커는 매수/매도 1 호가에 유인성 유동성을 제출하고,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러면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것처럼 보이고 시장가 주문이 늘어날 수 있다. 만약 시장가 주문이 발생하기 직전에 유인성 유동성이 취소된다면 이 주문은 2호가에 체결될 것이다. 물론 유인성 유동성이 체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전략은 확률적이다. 즉, 2호가에 체결될 확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마켓메이커는 시장가 주문자 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유인성 유동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위의 오른쪽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유인성 유동성으로 인해 명목 스프레드 (Quoted Spread)는 낮게 보이지만, 실질 스프레드 (Realized Spread)는 높아지므로, 시장의 전체 거래 비용은 증가한다. 일반 참여자들의 거래 비용은 증가하고, 그 만큼 마켓메이커의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참고로, 2012년 Van Kerval의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등의 자료에서 Displayed depth와 Actual depth가 다르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2. 스푸핑 (Spoofing)
스푸핑 전략은 의도하는 거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허수 주문을 제출하는 것이다. 아래 왼쪽 그림처럼, 매도를 원할 때, 1) 매도 호가창에 주문을 넣은 상태에서 2) 반대 쪽 호가 여러 곳에 매수 주문을 순차적으로 제출한다. 그러면 매수측 잔량이 증가하여 매수 의도를 갖는 참여자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된다. 만약 시장에서 이 정보를 받아들인다면 3)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1)번에서 제출한 주문은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1번 주문이 체결된 직후 5) 매수측 허수 주문들을 순차적으로 취소하면 매수측 잔량은 다시 감소하고, 주가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가가 하락한 후 1)번에 체결된 주문을 매수 주문으로 청산하면 이익이 발생한다.
스푸핑 전략은 오른쪽 그림처럼 중간가 (Mid-price)를 높이거나 낮추는데 이용될 수도 있다. 그림처럼 최우선 매도 호가가 97이고, 최우선 매수 호가가 94인 경우 스프레드는 3이고, 중간가는 95.6 이다. 이 때 중간 가격을 낮추기를 원하는 Spoofer는 95에 매도 주문을 송출하고, 다른 참여자들이 지정가 매도 주문으로 따라오면 95의 주문을 취소한다. 그러면 중간가격은 94.5로 낮아진다.
3. 트래픽 유발 (Quote Stuffing)
거래소에 접수된 주문들은 시세데이터로 정리되어 모든 참여자들에게 제공된다. HTS는 이 시세데이터를 기반으로 호가창도 업데이트하고, 차트도 그린다. 참여자들은 시세데이터를 통해서만 시장의 상황을 알 수 있다. 시장이 활발할 때는 시세데이터가 많이 발생하고, 거래가 적을 때는 시세데이터가 적게 발생한다. 시세데이터가 많이 발생하면 증권사에서는 일부 데이터를 필터링하여 HTS 등으로 보낸다. 따라서 거래가 활발할수록 (중요할 때일수록) 정보가 누락될 가능성이 커지고,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육안으로 판단할 때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시스템트레이딩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Quote Stuffing은 지정가 주문, 취소 주문을 반복적으로 제출하여 시세데이터를 순간적으로 증가시킨다. 그러면 참여자들이 시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행위는 위법한 행위로 제제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의도적으로 매입하여 주가를 끌어올린 후 추세 추종자들이 따라 오면 다시 매도 청산하는 Momentum Ignition 등이 있다.
Market Manipulation은 분명히 시장 품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시세데이터의 품질을 떨어뜨려 순수한 전략을 사용하는 참여자들을 위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참여한 시장에 Market Manipulation 행위가 있는지 추정할 방법은 없을까? 시장 감시/감독 기관에서는 주문의 주체를 정확히 알 수 있으므로 이런 행위를 검출할 수 있겠지만, 시세데이터만을 이용하는 일반 참여자들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한다.
[출처]42. Market Manipulation|작성자아마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