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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미시구조론 (Market microstructure) – (1)
머 리 말
그동안 시장미시구조라는 제목으로 몇 편의 글을 써 왔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쓴 글이 많아, 잘못된 내용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시장미시구조에 대한 기본 개념도 없이 고급 전략을 다룬 논문들을 참조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전략을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그나마 적용해 본 일부 결과들도 모두 엉망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잘못된 내용으로 독자분들에게 혼선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전략다운 전략을 하나라도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시장미시구조에 대한 기본 개념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기로 하였다. (그동안의 글은 삭제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볼까 합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장미시구조론 (Market microstructure)에 대한 연구가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분야의 서적이나 논문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학계에서도 주로 장외시장을 대상으로 상품 설계나 평가 등을 위한 거시적 측면의 금융공학에 초점을 맞추어 왔던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 반면에, 외국에서는 최근 30년 동안 시장미시구조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료가 매우 많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블로그를 통해 교류해 본 학생들의 관심을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점차 가속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시장미시구조론에 대해 다룬 서적을 찾아보니 위 두 권의 책이 눈에 띠었다. 모두 시장미시구조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자세히 다룬 책 같은데, 내용들이 상당히 추상적이라 실제 시장에 접목 시키는 작업이 별도로 필요해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틱 데이터 (거래소의 UDP 데이터 혹은 API로 수집한 틱 데이터)를 활용해서 가능한 분석을 병행해 보기로 한다.
시장미시구조론에 대한 개념을 아래 그림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기존의 재무관리나 금융공학 분야에서는 주가를 기본 정보로 여러 가지 분석을 한다. 균형 주가를 평가해 보고 현재의 주가 (시장가)가 고평가 되었는지 저평가 되었는지, 혹은 주가 수익률의 분포를 추정하여 여러 가지 투자 의사결정에 참조해 보기도 한다. 이 분야는 이미 생성된 주가를 이용하는 측면이 강하고, 주가 자체가 어떤 원리로 생성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면이 있다. 즉, 주가가 탄생하는 거래 시장의 내부 모습은 블랙박스로 보고, 이미 생성된 주가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 내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반면에, 시장미시구조론은 주가 자체가 어떠한 원리로 생성되는가를 설명하기위해 블랙박스의 내부인 거래 시장의 미세한 부분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거래 시장 내부에서 주가가 생성되기 위한 각 요소 및 주문의 흐름 (Order flow) 등을 관찰하여, 이것들의 상호작용을 모형화하여 주가가 생성되는 원리를 규명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장의 유동성이 어떤 수준에 있을 때, 지정가 주문 거래자와 (유동성 공급자) 시장가 주문 거래자 (유동성 소비자)의 상호작용이 주가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등을 설명해 보는 것이다. 만약 유동성이 풍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정가 매수 주문 강도가 시장가 매도 주문의 강도보다 낮다면 주가는 하락하게 될 것이다.
재무관리나 금융공학 분야에서는 분석을 위해 주로 주가의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다. 반면에 시장미시구조론에서는 주가 데이터가 아닌 주가 이전의 데이터, 즉 각 주문의 유입 강도, 유동성 등의 기본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종류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데이터로 가장 유용한 것이 거래소에서 증권사로 보내주는 원시 시세데이터이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면 비교적 자세하게 시장의 미시구조를 분석해 볼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증권사의 API 서비스를 통한 2차적인 틱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원시 시세데이터 보다는 정보가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그런대로 시장의 미시구조를 분석해 볼 수는 있다.
참고로 시장미시구조론은 물리학의 양자역학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주가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각 요인들 (Market factors)이 마치 물질을 구성하는 미세단위인 소립자들처럼 보이고, 각 소립자들의 상호작용으로 물질이 구성되는 것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위에 소개된 교재의 첫 부분에서 미시구조론을 사용하여 기존 재무관리의 CAPM을 도출한 것을 보면, 마치 양자역학을 사용하여 기존의 고전역학 이론들을 설명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 시장미시구조에 대한 이론을 하나씩 정리해보고, 실제 데이터를 통해 국내 시장의 미시구조 특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출처]1. 시장미시구조론 – 머리말|작성자아마퀀트